짤방으로 하이라이트와 스토리만 보다가 정치적 꼼수가 작렬하는 사극이라서 흥미가 돋았다.
로맨스 짤은 별로였지만, 배우들 연기력이 훌륭해서 괜찮겠다 싶었다. 어제 저녁 평일인데도 작정하고 4회를 연속으로 보았다. 나를 이 드라마 디깅으로 빠지게 하려는 운명인지 오늘 우연히 아침 일정이 다 캔슬되어 지금 이 글도 쓸 수있다.
아무튼 4회를 보고난 후의 느낌이다.
1. 화면 때깔 - 일단 화면 그림, 색감에 공을 많이 들였다. 의상이나 배경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한게 보인다. (눈을 수시로 날리고, 비단천 줄줄이 내걸고, 시체무덤을 쌓아둔거 보니....) 그런데, 조금 이쁜 화면만 이쁘고 전체적으로 조화가 부족한 거 같았다. 돈 쓴건 쓰고 안쓴건 또 너무 허접한 장면들이 있다. ( 역병 시체더미에서 정이가 똥순이를 구해주는데 너무 허접했다. )
2. 스토리 전개 -1화 2화의 폭풍 스토리 전개가 시청자를 빨아들여 몰입감을 주고 뒤의 이야기로 본격가야 하니 이해가 되기는 했다. 그러나 편집에서 뭔가 한 컷이 짧린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종종 들정도로 아쉬운 게 많았다. 그래도 스토리가 워낙 개연성이 있고, 파격적이라 어떻게 되는 걸까? 이건 뭐지?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보게 된다.
여기까지는 스토리면에서 작가는 인정, 촬영과 편집면에서 피디역량은 의심살짝 이다.
3. 배우 이준 디깅
일단 이준이 아이돌때부터 춤을 전공하고 말도 잘해서 눈에 들어왔었다. 특별한 작품이 기억은 나지 않지만, 왕왕 연기 잘한다 고 느낀 적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진짜 연기를 진심으로 하고 잘하는구나 라고 느꼈다. 한 쪽 눈에만 눈물이 종종 고이는데 굉장히 매력적이다. 너무 눈물로만 감정을 보이나 싶을 정도로 눈이 자주 촉촉해진다. 나는 낮고 힘있는 목소리도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조금 딕션이 정확하지않나 싶게, 잘 못알아들을 때도 있는 것 인정하지만, 그건 우리나라 녹음기술의 문제라는 얘기도 언젠가 들은 적이 있어서 패스다.
나는 이런 캐릭터를 좋아한다. 잘생기고 완벽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옴짝달싹할 수 없는 비운에 처해진 남자캐릭터를 만나면 측은지심이 폭발하면서 사랑에 빠지고 만다. 남주혁이 맡았던 '눈이부시게'의 남주인공도 그랬다. 그 때 남주혁에게 빠졌는데, 이후 남주혁의 다른 드라마에는 흥미를 못 느낀 것을 보면 나는 그 캐릭터를 사랑한 거 같다. 이번 이태도 딱 그런 캐릭터이다. 운명에 굴하지않고 어떻게는 살아남으려는 잘생기고 불운한 남자이다. 아리스톨텔레스가 말한 비극의 주인공...고귀한 출신의 잘생긴 남자가 비운의 운명에 휩싸이는 비극의 필수조건에 딱이다. 난 정말 이런 캐릭터에 아주 딱 낚인다. 이 캐릭터때문에 한동안 이준도 디깅각이다.
4.옷소매....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듯
난 이준호가 투피엠 시절부터 원픽이였기때문에 옷소매와 이준호의 제대 후 활동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나치게 인기가 상승하니 좀 정내미가 떨어졌다. 정말 메가 히트인 사극 로맨스인 옷소매...가 직전에 있어서, 또 아이돌출신 연기돌이 남주라서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거 같다. 그런데 붉은...은 스토리는 참신하지만 뭔가 불안한 면이 없지않아 있다. 옷소매... 수준까지 올라가지 못할 거 같아서 더 이 드라마에 애정이 생긴다. 나라도 챙겨봐줘야지 싶다. 뭔가 측은지심에만 마음이 움직이는 나의 성향이 드라마 픽에도 적용되는 것을 느낀다.
오랫만에 디깅각 드라마를 만났다. 당분간 이준 눈빛이 계속 어른어른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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