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 삶
돌연변이가 되어버린
아이였을 때 우리는, 어른들을 단지 교감 능력이 없어서 일 방적인 명령으로만 대화하는, 어리석은 사람으로만 여겼다. 실제로는 자신들이 제멋대로면서 아이들에게 '년 너무 제멋 대로야!'라며 통제하려 들어 한심해 보였다. 바쁘고, 놀 줄도 모르고, 사컬 줄도 모르고, 이익만 내세우는, 한심한 그들을 보며 어른은 되지 않겠다고 마음먹곤 했다. 어리석은 어른을 비웃는 동화들을 읽으며 대리만족했다. 물론 동화들은 동화 답게 그 결론에서 반성과 화해를 획득하고 다 잘 지내게 되 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우리의 부모와 우리의 선생과 너 무도 닮은 동화 속 어른들을 항해 손가락질하며, 통쾌해하며, 종내는 용서하며 책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동화 속 주인공 을 모방하여 어른들에게 손가락질하거나 복수를 해본 적은 없었다 단지 어른이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면서 자랐다. 어른이 되기 싫었다. 하지만 어른은 되기 싫다고 해서 안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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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도 실은 더 이상 비슷하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왜 그 래야만 하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알기 때문에, 누군간 더없이 교활해지고 누군간 더없이 군건해지고 누군간 더없 이 비참해져서, 모두가 침묵한다. 잠깐의 가면을 나눠 갖고 약간의 제스처만 공유하면서